미술교사로서 수업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아름다운시간이었다는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 경험인가...
ㅇㅇ세의 ㅇㅇㅇ를 위한 작업
크레이머미술치료학교 미술반에서 했던 수업을 아이들에게도 적용해보았다. 내가 느꼈던 깨달음을 아이들도 느껴보길 바라며...
아이들에게 먼저 내가 한 '20대의 장민하씨를 위한 작업'을 소개해주었다. 아이들은 울기까지 하며 격한(?)공감을 보여주었다. 동기유발이 성공한건가?...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글로 써본 후, 전 시간에 수업하였던 그 감정에 맞는 색,질감,공간,재료를 생각해보고 작업을 시작하게 하였다. 제한시간은 45분이었다. 이 제한시간이 아이들에게 몰입과 긴장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할일은 좋은 음악을 틀어주고 크레이머가 말한 제3의 손이 되어주는것.
크레이머의 '제 3의 손'
크레이머가 말한 '제 3의 손'은 치료사가(교사가) 아이들의 '제 3의 손'이 되어주어 아이들이 자신의 진실된 경험(생각,감정,행동)을 표현할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제 3의 손은 내담자에게 비지시적이면서, 의미를 왜곡하지 않고, 내담자의 회화적인 표현에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으며, 내담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돕는다.
- ART as THERAPY p.84-
정말 자기의 두손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가 있다. '선생님 이거 테이프 좀 붙혀주세요. 이거 완전 까맣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죠? 매직으로는 안되요.'
참고작품도 제시하지 않았고 완성작품에 대한 규정을 해놓지 않으니 모두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제3의 도움이 필요할때만 나를 찾는다.
몰입 . 행복. 만족감
아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재료를 찾아다니고 이렇게 했다가 저렇게 했다가...
스피커에선 잔나비의 가을 노래가 나오고 아이들은 조용히 흥얼거리며 작업하고 있다. 그 목소리가 참 기분좋은 것 같은 음색이었다. 23명 전원이 집중하며 작업하고 있다. 이러한 소리, 광경을 보고 있자니 참 행복함에 빠져든다. 미술교사로서 참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1차시 수업을 마치고
다음시간에는 아이들의 소감을 글로 적고 작품을 발표해보려고 한다. 이번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이 써놓은 글을 교무실로 가지고 내려와 천천히 읽어보았다. 아이들이 쓴 글을 읽자니 아이들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만 같은 죄책감도 느껴지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준 아이들에게 감사했다. 선도위원회에 자주 올라왔었던 아이들의 글도 보였다. 16년을 살면서 선도위원회에 올라오면서 겪었던 경험들이 자신들에겐 가장 큰 경험이었나 보다. 아주 얌전했던 아이가 실용무용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보이고 고입때문에 엄마와 다투어서 화가 많이 났었다는 이야기도 보이고 ...
한 학기 수업을 해왔어도 미술교사로서 일주일에 두 시간 만나는 아이들을 잘 알지는 못했다. 이번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많이 소통이 된 느낌이다. 내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수업을 통해 교육이 아닌 소통..소통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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